5월의 왜요레터 📬 : 사경n년차, 우리가 말하는 사회적경제

“카롱👩‍🦰의 여는말”

<aside> 💡 사회적경제에 애정을 가지고 일하는 청년들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일도 가치도 잡고 싶은 청년들은 고민이 많다. 왜요레터는 '우리 일의 의미'를 찾으며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청년들의 애증에서부터 시작됐다. 노동, 젠더, 커리어 등의 주제로 매월 마지막주 일요일, 청년들의 다양한 고민을 전한다. 왜요레터는 같은 고민을 하는 청년들 더 많이 모아내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즐거움을 잃지 않기 위해, 12월까지 단 8회만 발송한다. 청년이 사회적경제에서 느끼고 부딪히는 어려움은 뭘까?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사실 아직 우리도 모름! 12월 이후 더 많은 의문과 궁금증을 가진 청년들이 더 많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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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사회적경제로 진입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슈슈 : 청년 창업 프로젝트에 합류하면서 사회적경제를 알게 됐다. 소셜미션을 추구하는 프로젝트여서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에 참여하기도 했고 다양한 사회적기업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활동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 카롱 : 비영리 분야에 관심이 있었다. 누가 ‘좋은 일 하는 회사’가 있다고 알려줬는데 그게 사회적기업이었다. 당시 사회적기업이 뭔진 몰랐는데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부분에 매력을 느껴서 일하게 됐다. 이후에 다른 기업과 중간지원조직 등을 거쳤다.

🧑‍🦰 sophia : 어릴 때부터 사회적기업에 관심이 있어 전공을 경영학과로 정했다. 그리고 대학에서도 사회적경제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사회적가치를 지향하는 조직에서 일하고 싶었다. 사회적경제조직들의 협의회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 튼튼 : 이전에 시민단체에서 일했다. 사회적경제 분야가 생기면서 내 경력을 살려서 일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맞아서 사회적경제로 진입했다. 이어서 이야기하겠지만 실망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진정성 있게 활동하는 분들의 가치나 철학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 흥미로워서 여기에 정착하게 됐다.

👩‍🦳 달달 : 대학생 때 대학생협에 가입하면서 협동조합에 대해 알게 됐다. 이후 상근활동을 하고 협동조합에 대해 공부했다. 그러면서 협동조합에서 내 가치관을 실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은 대안교육을 위해 강사들이 모인 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 일하고 있다.

👱🏼‍♀️ 지니 : 대학생협으로 협동조합을 처음 알았다. 학교에서 교육 시설이 상업적 목적을 가지고만 운영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학생들은 이미 대학의 돈벌이 수단이 되고 있었고, 대학의 경제적 이익만이 최우선의 목적인 것처럼 보였다. 대학이 교육기관이라면 학생들의 복지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학 안에 있는 협동조합을 통해서 그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학생들이 직접 의사결정을 하는 협동조합을 통해 상업적 목적이 아닌 학내 구성원의 복지를 위해, 학교 시설을 운영할 수 있었다. 이런 활동을 하면서 개인이 주체적으로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어딘가에 종속되거나 받기만 하는 존재로 살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협동조합이라고 생각했다.

Q2. 일하고 경험하며, 사회적경제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나요?

👩‍🦳 달달 : 협동조합에서 일한 지 2년 정도 됐다. 내 일은 열심히 했지만 ‘사회적경제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이렇게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학생들을 만나고 교육하면서 내가 하는 일이 가치 있다는 생각은 한다. 하지만 내가 사회적경제 구성원이라는 연결성까진 느끼지 못한다. 협동조합에서 일하고 있지만 다른 조합에 대해 잘 모른다. 또 협동조합 외의 다른 사회적경제조직은 마찬가지다. 협동조합 방식의 운영을 고민하지만 이런 운영방식이 어떻게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지 또는 창출에 도움이 되는지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상태다. 지금 일을 하면서도 협동조합에 대해 공부하거나 고민하는 일은 빈도가 낮다. 조합 내부에서도 초반에 조합원 교육을 진행하지만 이후에는 따로 교육을 하진 않고 있다.

👩 슈슈 : 창업을 하면서 사회적기업이나 사회적경제가 무엇인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내 나름으로 정의하는 개념은 생겼다. 하지만 중간지원조직에서 일하면서 사회적경제에 대한 배경이나 개념 외에 사회적경제가 무엇이고, 어떤 가치가 있는지 이야기하고 고민하고 공부할 기회는 없었던 것 같다.

🧑‍🦰 sophia : 협의회에서 일할 땐 다양한 사회적경제조직들과 협업을 하거나 국제행사 등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커리어 초반에 사회적경제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도가 더 높았던 것 같다. 최근 사회적기업 실무자로 일할 땐 그런 게 중요하지 않았다. 기획단에서는 민감하게 보겠지만 실무진으로 일하다 보니 일에 매몰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각 정책이나 법안, 가치 등은 동떨어진 이야기로 느껴질 때가 많다.

👩‍🦱 튼튼 : 나도 비슷하다. 이전에 정부 사업을 수탁하는 중간지원조직에서 홍보, 교육사업을 담당했었다.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사업에 대한 홍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선 정책이나 사회적경제의 이론을 알아야 했기 때문에 배경에 대해 공부해야만 했다. 이후에 이직한 중간지원조직에서는 금융을 담당했다. 그런데 그곳에서는 실무를 처리하는 것 외에는 공부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일하면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 또는 새로 들어온 동료들이 ‘이걸 왜 해야 하는지 다들 알고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 카롱 : 모임 진행 이전에 자활기업,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마을기업 등 사회적경제분야를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대부분 자신의 업무 분야 외에는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았다. 청년 실무자들은 사회적경제가 뭔지, 어떤 것을 추구하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운이 좋으면 아는 거고 나쁘면 모르게 된다. 일과 관련된 지엽적이고 파편화된 정보들만 알 수밖에 없다. 또 누가 나서서 알려주는 분위기도 아니다. 이는 실무자들이 번아웃이 왔을 때 내가 왜, 뭘 위해서 이 일을 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버티지 못하는 큰 요인이 된다.

Q3. 사회적경제, 청년이 오래 일하기 좋은 곳일까요? 오래 일하기 힘들다고 느꼈던 적이 있나요?

👩‍🦰 카롱 : 사회적기업과 중간지원조직을 거쳐 다시 사회적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재직기간이 짧다. 길면 2년이고 짧으면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도망치듯 나오기도 했다. 경험으로 미루어보면 오래 일하기 좋은 노동환경은 아닌 것 같다. 또 이전에 일했던 조직에서 팀장님들의 월급과 팀원들의 월급이 생각보다 많이 차이 나지 않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일하다 실수를 했는데, 팀장님이 팀장 수당 넘길 테니 대신 책임지라는 자조적인 농담을 하기도 했다. 조직에서 인정을 받는 느낌도 좋다. 하지만 ‘내가 물질이나 정신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을 때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 지니 : 오래 일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다. 사회적경제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는 건 가치를 추구하거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부분에 기대가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일해보니 조직이 생각보다 보수적이다. 임금이 낮은 건 말할 것도 없고, 나이가 어린 사람들이 뭔가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분위기 자체가 아니다. 선배들이 후배의 의견을 들어주거나 힘을 실어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어찌 보면 가치지향 조직의 특징일 수도 있다. 오랜 기간 활동하던 사람들이 많다 보니 고집에 가까운 신념이 있는 것 같다. 새로운 사람을 설득하고자 하지도 않고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더 많다. 그런 분위기가 기대했던 것과 달라 일하기 어렵다고 느낀다. 이렇게 일하다 보면 소진될 수밖에 없다.

👩 슈슈 : 지치기 쉬운 환경은 맞다. 다른 조직에서 일해보지 않아 비교할 수 있는 곳이 많진 않지만 친구나 가족이 사기업에서 일하고 있어 그곳과 비교했을 때조차 사회적경제조직이 더 수직적이고 유연하지 못한 것 같다. 기업은 성과에 따른 보상으로 조직원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다. 사회적경제로 진입한 사람들은 물질적 보상만을 바라는 건 아니다. 물질적 보상 외에도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존중받는 조직문화, 복지 등에서 일반 기업보다 낫다고 말하긴 어려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