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한 사람들 : 😛 카롱 🤨 지니 😋 달달 🤭 슈슈 😜지지 🥰튼튼

7월의 왜요레터 📬 : 사경n년차, 우리가 말하는 정책과 정치

<aside> 💡 🤨 지니 :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일어나는 정책 연대에 진심으로 마음을 다해 힘을 모을 수 있는 청년 활동가는 사회적경제 영역 안에 얼마나 될까? 그동안의 모든 사회적경제 관련 정책, 제도와 관련된 논의들은 소위 선배 세대들 사이에서만 일어났다. 대부분의 연대체에도 관련 논의를 다루는 회의는 경험이 많은 어른들을 중심으로 일어난다. 늘 청년들은 지원의 대상으로만 여겨지고, 동등한 동료 활동가로서 내용을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는다. 시간에 쫓겨 어려운 것들도 있겠지만, 사실은 이러한 소외 구조가 청년들을 법 제도 활동과 멀어지게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무런 설명이 없이 당위적으로만 주장하는, 나의 활동과 삶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는 말하기도 문제다. 마치 법과 제도가 사회적경제의 최종 목적지인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하지만 우리는 삶에서 겪은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경제에서 활동하고 있고, 조금 다르게 살아보기 위해 사회적경제 영역에 기대를 걸고 있다. 우리의 목적지는 우리의 삶에, 내가 살아가는 지역에 있다. 이를 위해 법 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면, 발을 맞추고 언어를 맞추어 가며, 함께 걸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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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최근 보궐선거와 지방선거가 치뤄지며 사회적경제 영역에 많은 변화가 있는데, 일을 하며 체감하는 것들이 있었나요?

😛 카롱 : 사회적경제 센터들의 예산이 삭감된다든지 수탁 종료 후를 예측할 수 없어서, 진행 중인 사업을 조금 더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팀으로 이전하는 것을 보았다. 현장이 선거나 정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생각했다.

🤨 지니 : 사람들이 오랜 기간 공들여 쌓아놓은 인프라들이 하루아침에 허무하게 사라지는 것들을 보며 회의감이 많이 들었다. 갑자기 사업이 없어지거나, 예산이 대폭 축소되어  사업의 실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지는 모습들을 많이 보았다.

😋 달달 : 한 단체가 3년 전부터 준비하던 공유 공간 개소가 이미 리모델링 인가를 받은 상태에서 시장이 바뀐 직후 건물 안전 등급 승인 취소되는 것을 봤다. 담당 공무원도 바뀌고 정부 지원금이 끊기며 이 공간의 활용을 두고 논의하고 소통해오던 것들도 단절됐더라. 공간 개소와 함께 사회적협동조합 설립도 했는데 사업이 중단되니 같이 중단될 것 같다. 정치인이 누가 되냐에 따라 이렇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구나 싶었고, 공간을 준비하기 위해 그간 감내했던 것들, 인력과 시간 투자, 여러 회의를 통해 만든 기획이 엎어지니 답답했다.

😜지지 : 도시재생사업을 한 적이 있다. 선거 직후 당선된 기초단체장이 관련 예산을 축소하겠다는 의견을 발표하고, 3년 전 사업에 대해 갑자기 감사를 시행한 적이 있었다. 담당자들이 옛날 자료를 다 찾아서 예결산 내역에 대해 소명하느라 힘들었다. 또, 이미 진행이 결정된 사업인데 지역 주민들에게 사업의 당위성을 흐지부지 시키려는 목적을 가진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질문을 보니까 직접적으로 불만족을 유추하는 내용이었다. 또, 준공된 시설을 철거하려고 하는 시도들도 있었다. 당장 철거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움직임을 보며 내가 해왔던 일이 곧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 슈슈 : 광역시 차원의 사회적경제 업무를 했는데, 기존엔 자치구마다 존재하던 ‘사회적경제’팀이 통폐합되는 것을 봤다. 자치단체장 성향에 따라 보전된 곳도 있지만 예산이 삭감되는 분위기다. 자치구 주무관들을 만났는데, 다음 달에 팀이 없어질 예정이라 몇 년 동안 해오던 고유 업무를 담당할 수 없다는 얘기도 들었다.

‘서울혁신파크’도 용도가 변경될 예정이라 입주해있던 많은 단체들이 방을 빼야 한다고 했다. 새로운 시장이 지난 시장의 업적 지우기에 몰두하며, ‘서울시는 시민단체의 ATM기였다.’라는 발언을 하는 하는 등 근거 없이 사회적경제와 시민사회 영역 전반을 부정하는 것을 보며 10년 넘게 쌓아온 의미나 가치들의 실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지금 민간 조직에 속해있어서 직접적 타격은 덜했지만, 공공 영역에서 일하는 분들은 많이 허탈하겠다고 생각한다.

😜지지 : 올해 혁신파크에 입주한 기업에게 임대료가 올랐다는 얘기를 들었다. 입주에 선정되고 집중해서 사업을 시도하려고 거주지도 은평구로 옮긴 분이었는데 임대료의 메리트가 없어져서 난감하다고 했다.

🥰튼튼 : 사회적경제와 유관한 시민사회 쪽의 변화를 체감했다. 기본법과 서울시 수탁 기관 운영을 논의하는 회의체에 참여했었는데, 기초단체장이 바뀐 후 담당 주무관들이 바뀌고 회의 소집이 없는 상태에서 예산 삭감에 대해 전해 들었다. 위원회의 역할 자체가 부정당한 것 같고, 실제로 위원장님은 항의하는 차원에서 사퇴를 했다. 기본법 관련해서 이전 담당 주무관이 몇 년 동안 제정에 공을 들여온 걸 봤는데, 하루아침에 보직 발령이 나서 업무에서 손을 떼게 되었다. 회의는 위원들의 요청으로 겨우 열렸지만 일정을 급하게 통보받아서, 참여율이 저조했고, 회의 자리에서 시민사회 영역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새로운 담당 공무원이 망언을 많이 해서 위원들을 화나게 하는 일도 있었다. 회의 방식과 논의 내용을 정비할 것을 요청했지만 회의는 추가로 열리지 않았고, 원래 2회까지 연임할 수 있었던 임기가 종료되었다는 일방적인 통보만 받았다. 그나마 작년까진 새로운 시장이 추진하던 방향이 의회에서 방어가 되었었는데, 이젠 시의원도 시장과 같은 정당 사람들이 많이 당선되면서 사회적경제와 시민사회, 마을과 도시재생 사업 쪽이 축소되는  절차를 밟을 것 같다.

😛 카롱 : 민간 외에 공공 중간지원조직 같은 경우는 거의 사라지겠다고 예상을 하고 활동을 하는 것 같다. 사라질 때 사라지더라도 이 어려운 상황을 타계할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보면 소속 활동가로 자부심이 생길 것 같은데 그런 것이 부족해서 아쉽다. 물론 치열하고 고민하며 대안을 만들어나가는 곳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어쩔 수 없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는 듯 보인다. 예산이 축소되더라도, 가장 중요한 사업을 남겨 명맥을 이어가려는 고민을 했는지 의문이 든다. 조금 더 혁신적이거나 지속가능한 사업이 무엇인지 고민이 부족했던 것 같고 선배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배려는 인원이 축소될 때, 먼저 나가주겠다 정도밖에 없어서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시각은 전무한 것 같은 느낌이라 더 처참한 심정이 들었다.

Q2. 변화를 직접 겪거나 살폈던 과정에서 실망하거나 힘들었던 부분들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 튼튼 : 이런 과정을 보며 크게 두 가지가 아쉬웠는데, 첫 번째로는 한 영역이 정치적인 이유로 대대적인 축소와 예산 삭감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구조 자체가 충격이었고, 두 번째로는 공공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현장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오랫동안 보수 정당이 집권하던 지역의 필드는 선거 영향이 크게 없다고 들었는데, 애초에 공공의 지원으로 성장할 수가 없었기에 풀뿌리 생태계가 탄탄하다는 얘기를 들으며, 공공 지원을 통한 성장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 카롱 : 협의체가 이런 문제들을 체크하고, 해결책을 제안하며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하지 않는 것 같다.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기능이 없다. 이 바닥에서 어른이라고 불리는 분들이 명확하게 나서주지도 않고, 의견을 모으지도 않고 중구난방으로 행동을 하는 것을 봤다. 그동안 협의를 위한 움직임을 한다고 했었는데, 도대체 어떤 것을 해온 걸까. 왜 연대체나 협력체가 목소리를 모으거나 대응을 하는 등의 기능을 하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본인은 정부 기관에 소속되어 있어서 못한다고 변명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렇게 필드에 닥친 최악의 상황을 보고 있는 중에도 문제점들을 지적하려는 시도 자체가 소극적인 것 같아 아쉽다. 그러면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와 방향이 불분명해지는 것을 경험했던 거 같다.

🤨 지니 : 사회적경제 조직 안에서 서로 힘든 일에 대해서 연대하지 않는 것에 실망했다.  정치적 변화로 힘든 건 매한가지이지만, 놀랄 정도로 다른 기관의 일에 대해 관심이 없더라. 정권이 바뀌며 대놓고 비방을 받았던 기관이 있었는데, 기관이 추구하던 가치가 공격을 받았던 건이어서 그 기관 대표가 홀로 기자회견도 하고 방어를 하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는데, 제 주변에 있는 사회적경제 리더들은 그 이슈를 모르기도 했고 ‘아이고. 저런…’ 수준으로만 공감을 했다.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이슈였기에 삶을 지탱하는 방식을 사회적경제로 택한 활동가에겐 실망을 준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나서지 않았던 선배들이 계속 한자리를 차지한다고 생각하니 더 화가 났다. 선배들 중에 ‘시민사회가 정부 의존적이다’라고 비난하는 사람은 많지만, 근본적인 원인과 이슈는 찾아보지 않고 실제로 현장의 어려움엔 공감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굉장히 실망스럽다.

↳ 😛 카롱 : 그 기관의 이슈를 알고 있다. 기관 대표가 대응을 훌륭하게 해서, 이 난관에서도 희망이 보인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그걸 계기로 다양한 반응이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그 대응 이후에 분위기가 너무너무 잠잠했다. 다른 기관 리더들에게 활동 계획이 없냐고 묻기도 했는데, ‘발등에 불이 떨어진 단체나 그렇게 하는 거고 우리는 아직 괜찮다.’라고 남일처럼 얘기하는 답변을 듣기도 했다. 또, 책임 있는 자리에 있던 분들이 현장 활동가들이 다 떠나거나 세력이 축소되는 피바람을 피해, 단체를 급하게 떠나 비교적 안전한 자리로 이동하는 것도 많이 봤다. 이 변화의 상황이 진정되면 다시 직함을 갖고 돌아올 거라 생각하니 실망스럽다. 토론회 등에서 그간 이런 분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안타깝다.

↳ 🤨 지니 : 각 기관과 조직의 대표 분들이 영역 내부인이라기보다, 일시로 위촉된 외부인 성향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조직에서 이름 만들고, 다른데 가서 한자리 만들고.

🤭 슈슈 : 이전에 맡았던 사업은 민간단체에서 하던 일을 공공의 영역으로 이전한 사업이었다. 기존엔 기부로 조성되었던 사업 기금을 공공이 재단을 만들고, 민간단체로 기부되던 기업의 사회공헌예산을 공공재단에 기부하도록 했다. 결국 공공이 예산을 배정하고 민간에 용역 위탁을 주는 형태가 되었다. 정책 사업이 되자 사업의 영역이 확장된다는 이점도 있었지만, 정책의 공백을 메꾸며 사회에 필요한 일들을 하던 민간단체들의 역할이 축소되고 정체성의 근간이 흔들렸다. 또한 공공 주도가 되자 복잡한 절차들이 생기며 사업의 본질을 추구하기보다, 안정적인 운영과 체계 있는 행정이 주가 되어 진짜 지원을 받아야 하는 대상이 소외되는 일도 발생했다.